2020-008 혼자 보는 그림
김한들
2019, 원더박스
시흥시중앙도서관
SA282908
신천역스마트도서관
818
김92ㅎ
시끄러운 고독 속에서 가만히 나를 붙잡아 준 것들
우리는 그림 앞에 서면 움직임을 멈춘다. 그리고 오직 시선만을 움직여 그림 안으로 향한다. 시선이 그림에 닿는 순간부터 그곳에는 캔버스와 나만이 존재한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로부터 벗어난다.
- 본문 중에서
큐레이터 체험 에세이도, 작품 감상 에세이도 아닌 이 책은, 미술과 시가 일상인 사람, 그가 인용한 화가 모란디의 말처럼 “지금 보고 있는 것을 성실하게 보는” 사람이 자신의 내면과 주변과 세계를 감각하고 사유한 기록이다.
- 문소영(미술 전문 기자, 작가)
『혼자 보는 그림』이 품은 예술에 있어서의 그 ‘태도’란 것을 덕분에 여러 번 되씹고 있는 와중이다. ‘혼자’라는 거, ‘봄’이라는 거, ‘그림’이라는 거, 그 풍경을 바라볼 때 발생하는 ‘거리’라는 거.
- 김민정(시인)
김한들
큐레이터. 학고재, 갤러리현대 등에서 전시 기획을 해 왔다. 주요 전시로는 팀 아이텔, 이우성, 윤석남 등의 개인전이 있다. 국민대학교 겸임교수로 현대 미술사와 비평 강의를 한다. 현재 〈세계일보〉와 〈VOGUE KOREA〉(웹)에 칼럼을 쓰고 있으며, 〈월간미술〉에 비평 연재를 했다.
차례
책 머리에 - 저녁은 멀리서 온다
1부
한여름 속 온수역 승강장에 서서
좋은 그림을 마음껏 보며 살고 싶다는 생각
바다 냄새 나지 않는 바다로의 여행
풍경은 언제나 거기에 있다
두 번째라 더 좋아요
사물들의 통역가
나의 축제를 위하여
일곱 번째 방
봉봉이
이상한 나이
2부
슬픔이 피어오르는 순간
숲에서 사라진 남자
우리 나이여서 힘들 수 있는 일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마음Ⅰ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마음Ⅱ
기억의 벽
오월
작은 죽음을 맛보는 경험
슬픔이 가진 힘
3부
문득문득 떠올려 보는 것
종이 위에 한 손을 올려놓고 연필로 그리면 남는 공간
고요, 그 안에 머무르기
사람도 그립지 않은 밤
호우시절Ⅰ
호우시절Ⅱ
따뜻하기도 서늘하기도 쉬운
자정에 오는 것들
존 버거에게 다다르는 길
자전거 타기
4부
진실하며 필요 불가결한
팔월을 기다리는 시간
한여름의 태양은 가라앉는 것도 떠오르게 만드는 힘이 있다
깨끗하고 불빛 환한 곳
바다 같은 사람
꿈에 관하여
플라뇌르, 한가롭게 거닐기
나오며 - 창가에서 햇빛을 맞는 일
그림 출처
삶을 지키는 것은 결국 마음이고,
그 마음은 온기를 머금은 기억에서 온다.
전병구, 팩토텀(Factotum), 2012
전병구, 팩토텀(Factotum), 2012
작가는 그림을 그렸고, 나는 전시를 했다.
작가는 그림을 그리고, 나는 전시를 한다.
좋은 그림을 마음껏 보며 살고 싶다는 생각.
전병구, 진달래, 2017
전병구, 무제, 2018
인생이란 꼭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는 것
그냥 내버려 두면 축제가 될 터이니
길을 걸어가는 아이가
바람이 볼 때마다 날려 오는
꽃잎들의 선물을 받아들이듯이
하루하루가 네게 그렇게 되도록 하라.
꽃잎들을 모아 간직해 두는 일 따위에
아이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제 머리카락 속으로 기꺼이 날아 들어온
꽃잎들을 아이는 살며시 떼어 내고
사랑스러운 젊은 시절을 향해
더욱 새로운 꽃잎을 달라 두 손을 내민다.
- 라이너 릴케, 인생이란
전병구, 무제, 2015
전병구, 기댄 남자, 2017
박광수, 검은 숲 속, 2017
박광수, 숲에서 사라진 남자, 2015
박광수, 부스러진, 2017
나는 겸손해질 수가 없다. 너무 많은 것이 내 안에서 불타오른다. 낡은 해법은 흩어진다. 새로운 것으로는 아무것도 해내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시작한다. 모든 곳에서 동시에, 내 앞에 한 세기가 남아 있기라도 한듯이.
- 엘리아스 카네티
박광수, 부스러진, 2017
박광수, 부스러진, 2017
슬픔이 가진 힘을 믿는다. 앞으로 나아감도 슬픔을 버릴 때가 아니라 슬픔을 안고 극복해 낼 때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슬픔은 계단이 된다. 그것을 밟고 서서 조금 더 높은 곳의 공기를 마시면 그만이다.
Tim Eitel, Untitled(Blue Coat), 2011
종이 위에 한 손을 올려놓고 연필로 그리면 남는 공간, 손은 팔과 이어져 잇기에, 그림은 닫히지 않는다. 고독이 흘러드는 것도 그런 곳이다.
- 이성복 시인의 시('시에대한 각서') 중
Tim Eitel, Architectural Studies, 2017
언제나처럼 잠들기 전 초를 켜고, 좋아하는 맥주를 손에 들고 가만히 생각한다. 미워하고 원망하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의 끝에 찾은 답은 하나다. 더 사랑하는 수밖에.
Tim Eitel. Untitled(Observer), 2011
Tim Eitel, Mountains, 2018
Alex Katz, Beach Sandals, 1987
Alex Katz, Flowers 2. 2010
Alex Katz, Nine A.M.,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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