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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5 해남 가는 길

 

 

 

 

 

 

 

 

 

송언 지음 | 김의규 그림

2009, 우리교육

 

 

시흥시립대야도서관

SB036952

 

 

818

송64ㅎ

 

 

고3 아들과 쉰 살 아버지가 함께한 9일간의 도보여행

 

 

 

지은이 송언

1982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그 여름의 초상>이 당선되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지금은 소설 쓰는 일을 접고 동화 쓰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소설 《인간은 별에 갈 수 없다》 《천궁거사》 등과, 동화 《슬픈 종소리》 《멋지다 썩은 떡》 《김 구천구백이》 《잘한다 오광명》 《마법사 똥맨》 등이 있으며, 《단군의 조선》 《고구려》 《아, 발해》등 우리 역사 이야기를 풀어쓰기도 했다. 여행에세이 《해남 가는 길》을 쓴 것을 나이 들어서 모처럼 잘한 일로 생각하고 있다.

 

 

 

그린이 김의규

미국 Academy of Art University를 졸업한 후 계원조형예술대학과 성공회대학교에서 강의를 했다. 샌프란시스코 AAC Spring Show 그랑프리와 우경예술상 등을 수상했고, 한국과 미국에서 많은 개인전과 초대전을 가진 바 있다. 그림 작업뿐 아니라 미니픽션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양들의 낙원, 늑대벌판 한가운데 있다》 등의 책을 펴냈다.

 

 

 

 

 

 

 

 

 

 

 

오늘 밤 오경시五更時를 함지咸池에 머무르고

내일 아침 돋는 해를 부상扶桑에다 매달으면

불쌍하신 우리 부친을 일시라도 더 모시련마는

우리 부녀 이별이야 내가 영영 죽어 놓으면

부친의 얼굴을 언제나 다시 보리.

천지가 사정이 없어 이윽고 닭이 꼬끼오 우니

닭아, 닭아, 닭아 울지 마라.

닭아, 닭아, 닭아 울지를 말아라.

반야진관半夜秦關의 맹상군孟嘗君이 아니로다.

네가 울면 날이 새고 날이 새면 나 죽는다.

나 죽기는 설치 않으나 앞 못 보는 우리 아버지를

어이 잊고 가더란 말이냐.

닭아, 닭아, 닭아 울지를 마라.

닭아, 닭아, 닭아······!

 

-판소리 「심청가」 중

 

 

 

범피중류 둥덩실 떠나간다.

망망한 창해이며 탕탕한 물결이라

백빈주白瀕洲 갈매기는 홍요안紅蓼岸으로 날아들고

삼강三江의 기러기는 한수漢水로 돌아온다.

 

-판소리 「심청가」 중

 

 

 

이 땅에서

진짜 술꾼이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술을 마셔야 한다.

 

 

이 땅에서

참된 연애를 하려거든

목숨을 걸고 연애를 해야 한다.

 

 

이 땅에서

좋은 선생이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교단에 서야 한다.

 

 

뭐든지

진짜가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목숨을 걸고······.

 

- 이광웅, <목숨을 걸고>

 

 

 

원교의 글씨체는 획이 가늘고 빳빳하여 화강암의 골기骨氣를 느끼게 하는데, 추사의 글씨는 획이 살지고 윤기가 나는 상반된 마감을 보여 준다. 쉽게 말해서 원교체는 손칼국수의 국숫발 같고, 추사체는 탕수육이나 난자완스를 연상케 하는 그런 맛과 멋이 있는 것이었다.

 

-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북적대던 사람들 다 떠나 버린

바닷가에 게 발자국만 어지럽다

지난여름 이글거리던 햇볕 아래서

푸른 갈기를 세우고 온몸으로 달려들던

달려들다 부서지며 포효하던 그 파도들

이제는 순한 짐승처럼 발치에 누웠다

생각하면 내 살아온 날들도 게걸음 같은 것이었나

거품 물고 끌고 온 내 안의 길들

벼랑 앞에서 더는 나아가지 못한다

저물도록 육자배기 가락으로 우는 파도에 기대어

홀로 거니는 발아래 몽돌들만 자글자글 울고

먼 물마루에 붉은 노을이 찢어진 기폭처럼 걸렸다

 

- 김경윤, <땅끝을 거닐다>

 

 

 

 

이따금 나는 생각한다.

아들과 함께한 도보순례가 얼마나 소중한 추억이었던가를.

늙어 가는 아버지를 위해 아들이 할 수 있는

최대치의 효도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아들과 함께한 도보순례는 세월이 갈수록 값지고 소중한 의미로 다가온다.

배낭을 짊어지고 아들과 함께 다시 한 번 훌훌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함께 떠나 보면 알게 된다.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 이 땅의 아버지와 아들에게

도보순례보다 더 행복한 여행은 없다고 나는 확신한다.

 

- 여는 글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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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드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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